방송 준비 중인 GA들 ‘뒤숭숭’...개인정보·승환계약 살필 듯

[보험매일=최석범 기자]금융감독원이 최근 보험검사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보험방송을 통한 상품판매 과정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언급하자, 지상파·케이블 방송국과 보험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인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보험방송은 방송 시청자의 증권을 살펴 과부족 또는 불필요 담보를 진단하고 새로운 계약을 유도하는 구조인데, 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승환계약과 DB 취득과정이 금감원의 주요 점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보험방송 칼 뺀 ‘이유’ 

금감원은 2021년 보험검사 업무계획을 통해 GA의 불법·불공정행위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발표하고 구체적으로 방송을 활용한 보험영업 실태를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업무계획을 통해 보험방송을 점검하겠다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방송을 콕 집어 살피겠다고 한 배경에는 키움에셋플래너의 기만적 개인정보 취득 논란이 자리잡고 있다. 키움에셋플래너는 한국교육방송(EBS)와 보험방송 ‘머니톡’을 제작하고 방송으로 유입된 시청자의 개인정보(DB)로 만들어 자사 보험설계사에게 7~8만원에 팔았다.

시청자의 개인정보가 키움에셋플래너로 넘어간다는 걸 제대로 명시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개인정보보호 침해 논란이 일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모든 지상파 방송사에 개인정보보호법 준수 관련내용을 제작가이드라인에 반영토록 했다.

GA는 보험방송 시청자의 DB를 활용해 리모델링을 제공하고 신계약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당 승환계약도 금감원의 이목을 끌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승환계약은 보험모집인이 기존의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고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거나, 새로운 보험계약을 청약하게 하고 기존의 보험계약을 소멸토록 하는 행위를 뜻한다.

금융당국은 승환계약이 보험계약 중도해약에 따른 금전손실, 새로운 계약에 따른 면책기간 신규개시 등 보험계약자에게 부당한 손실을 줄 우려가 있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검사계획에 방송을 통한 보험영업 행태를 살피겠다고 한 건 키움에셋플래너가 개인정보 확보 과정에서 만든 논란과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당 승환계약 이슈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예고에 보험방송 추진 GA 안절부절

보험방송을 준비하거나 시작을 앞둔 GA들은 금감원의 이번 검사계획이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보험방송 사업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데 자칫 금감원의 시범 케이스 대상에 오르면 피해가 클 게 뻔하기 때문이다.

보통 GA는 지상파·케이블 방송국과 3개월 단위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송출계약을 체결한다. 공중파 기준 1개월 방송 제작(제작비 및 송출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3개월 계약 기준으로 1억 2,000만원을 사용하는 셈이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올해 검사계획을 통해 보험방송 영업행태를 살피겠다고 한다. 보험방송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금감원의 발표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 “보험방송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보험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인데 뒤숭숭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방송은 막대한 비용 때문에 대형 GA 중에서도 일부만 진행하고 있다. 대형 GA인 A사는 SBS CNBC, SBS PLUS, OBS경인TV와 협업하고 있으며 B사는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과 보험방송 협업을 하고 있다. C사는 MBC드라마넷과 매일경제TV, OBS경인TV과 협업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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