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강화 필요성 ↑ 불량 설계사 식별대책 마련 등

[보험매일=최석범 기자]대규모 작성계약과 ‘먹튀’로 물의를 빚은 태왕파트너스가 GA업계에서 퇴출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태왕파트너스에 대해 과태료와 함께 등록취소 처분을 내리면서다.

태왕파트너스 사건은 각 GA가 보다 철저하게 내부통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각심과 선량한 보험설계사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토록 했다. <보험매일>은 태왕파트너스 사건이 GA업계에 남긴 숙제들을 살펴봤다.

◇대규모 작성계약 ‘먹튀’로 시장 퇴출

중형 GA 태왕파트너스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제재로 과태료 3억 130만원과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다. 등록취소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순으로 올라가는 5단계 제재 중 최고 수위의 제재다.

태왕파트너스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지난 2019년 4년만에 재도입한 종합검사의 첫 GA 타켓이 됐다. 당시 금감원은 지사형(연합형) GA인 글로벌금융판매, 리더스금융판매, 태왕파트너스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이듬해 1월 태왕파트너스가 작성계약을 비롯한 다양한 모집질서문란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작성계약을 통해 선지급 수수료를 ‘먹튀’하고 규모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작성계약은 실제 명의인이 아닌 자의 보험계약을 모집하거나실제 명의인의 동의가 없는 보험계약,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해 체결하는 보험계약 등을 의미한다.

태왕파트너스는 조직적으로 작성계약을 만들고 수수료를 편취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태왕파트너스 소속 설계사 54명은 2018년 1월 3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본인이 모집한 계약 3,913건을 태왕파트너스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 123명이 모집한 것으로 처리하고 모집수수료 30억 6600만원을 받았다.

또한 태왕파트너스 소속 설계사 4명은 2019년 2월 18일부터 5월 30일까지 본인이 모집한 223건의 보험계약을 다른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6명이 모집한 것으로 처리하고 모집수수료 1억원 가량을 지급받았다.

태왕파트너스는 2018년 1월 3일부터 이듬해 5월 31일까지 1775건의 보험계약 모집과 관련해 보험모집 실적이 없거나 같은 소속 대리점이 아닌 보험설계사 63명에게 14억 5900만원을 수수료로 지급하기도 했다.

특히 태왕파트너스 소속 설계사 33명은 2018년 1월 1일부터 이듬해 6월 30일까지 4366건의 보험계약 체결과 관련해 보험계약자 1760명에게 보험료 대납의 방법으로 17억 2600만원의 특별이익을 제공한 것이 밝혀졌다.

더욱이 태왕파트너스가 작성계약의 창구가 돼 모집질서문란행위를 양산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태왕파트너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면서 DB금융서비스, 한솔교육파트너스, 한국보험금융, 기업전략본부 보험대리점, 미래에셋금융서비스, 한국기업금융 등에 대한 제재도 공개했다.

이들이 금감원 제재결과 대상에 오른 건 전직 직원이 본인이 모집한 계약을 태왕파트너스 소속 설계사가 모집한 것으로 처리하고 모집수수료를 챙겼기 때문이다.

◇태왕파트너스 ‘먹튀’ 사건이 남긴 숙제는

태왕파트너스 사건은 각 GA의 내부통제 강화 필요성과 선량한 보험설계사 피해방지 대책마련, 문제 설계사에 대한 관리감독 방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모집질서문란 행위가 GA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더욱이 문제의 설계사가 타 GA로 이직해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보니 이에 대한 대책마련 강구도 숙제가 됐다.

특히 소수의 불법행위로 다수가 피해보는 상황이 벌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방안도 시급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GA업계의 설명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태왕파트너스 사건은 각 GA가 더욱 내부통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줬다"면서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GA는 없다. 모집질서 위반행위가 나오더라도 최소화하려면 내부통제를 더욱 착실하게 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GA를 종합검사하고 적발하고 제재를 확정하는데 드는 기간이 1년 이상이다. 태왕파트너스는 1년 6개월이 되어서야 제재가 확정됐다"면서 "제재가 확정되지 않다보니 물의를 일으킨 보험설계사들이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문제가 있는 설계사를 식별해 위촉을 거절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GA간 이직을 하기 위해서는 해촉과 위촉을 진행해야 한다. 해촉과 위촉을 담당하는 건 양 보험협회다.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협의해 제재가 확정되지 않은 설계사라도 문제가 의심된다면 별도로 식별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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